괜찮았었는데
그날의 너를 보기 전까진
심하게 흔들렸나봐.
난 몰랐는데 내 영혼은 그게 아이었나봐.
괜찮은줄 알았는데. 그게 아니었나봐
시간이 약이란 말을 단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다.
시간이 모든걸 해결해 줄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.
그런데, 아직 나에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.
아니면 다른 약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.
견딜수 있다. 참을 수 있다.
그게 그 사람을 위한 길이라고 하면 더더욱.
시간이 약이길 바란다.
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.
좋은걸 보고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.
견디지 않고, 생각 없이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.
그땐
이 일기장도 닫아 버릴 수 있겠지
생각해보면,
내가 가장 즐거웠던,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은,
다름 아닌, 부탁을 들어 주는 시간이었다.
먹고싶은걸 이야기 해줄꺄, 필요한 걸 이야기 해줄때
난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즐길 수 있었던거 같다.
정말 신이 났던거 같다.
이번에도 그랬다.
생각해보면..심부름을 해주면서, 부탁을 들어주면서 뭐가 그렇게 좋았을까.
아마 그 시간만큼은 미안하지 않아도 됐던 시간이라서, 그때만큼은 너에게 덜 미안한 시간이어도 될거 같아서
뭔가 해줄수 있는게 있단 생각에
그래서 좋았던게 아닐까. 미안한 시간이었다. 고마운 시간이었다.

